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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
김형태 박사(전 한남대학교 총장)
 
편집부   기사입력  2020/05/04 [14:42]
▲ 김형태 박사(전 한남대학교 총장)     ©편집국

예수 믿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의문이 있다. ‘왜 더 진실하지 못할까?’, ‘왜 더 사람 냄새가 나지 않을까?’하는 문제다. 교회 공동체에도 마찬가지다. 기도, 예배, 성경 읽기, 헌금, 봉사활동에선 열심이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종교적인 어떤 행위와 의식으로 포장된 자신을 스스로 의롭게 여기지만 순수하고 진실된 자아는 일찍이 상실해버린 그런 종류의 인간들 말이다.

 

신앙은 먼저 인간적이어야 한다. 총신대학교 교정에 가면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 교육의 교육지표가 나와있다. “인간이 되라·신자가 되라·전도자가 되라·학자가 되라·목사가 되라.”는 5개 항이다. 맨 먼저 “인간이 되라”와 “신자가 되라”는 항목이 제시되어 있는 것이 이채로우면서도 목회자의 자격 중 우선순위를 이렇게 보는 것은 신선한 감이 들었다. ‘인간다움’이나 ‘인간적’이라는 말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고 인간 본래의 양심과 감성과 인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그것이 설령 약점이 된다 해도 신앙인은 먼저 인간적이어야 한다.

 

조옥진 신부는 「심리적으로 풀어 본 성서의 인물들」에서 베드로의 인간 됨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그는 매우 다혈질이며 정서적으로는 충동적이고 분별력이 없으며 성급하고 더구나 열광적이면서 낙천적인 인물이다. 그의 생활 태도는 대체적으로 우유부단하다. 또한 그는 언제나 먼저 질문하고 먼저 답변하여 사도들의 대변자가 될 만큼 외향적이었다. 그리고 그는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정력적이며 강한 성격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이 여린 나약한 감수성을 지닌 감성형이다. 뿐만 아니라 대단히 현세주의적인 욕구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처럼 그는 생각해야 할 때에 입을 열었고, 눈을 뜨고 있어야 할 때에 잠에 떨어졌으며, 조용히 해야 할 때에 행동했고, 감정을 폭발했다가는 곧 조용해지는 천방지축의 다혈질 성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예수님으로부터 많은 책망을 듣기도 했다.”

 

베드로는 이같이 인간적인 약점이 많았을 뿐 아니라 예수님 앞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하기도 했다 예수님이 로마 군인들에 의해 체포되어 대제사장 앞에 끌려갈 때 베드로도 뒤를 따라 바깥 뜰까지 갔었다. 그때 여종 하나가 “당신도 저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다니던 사람이군요.”라고 추궁하자 그는 즉시 부인하며 “무슨 소린지 나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베드로는 바로 전에 “주님, 저는 주님과 함께라면 감옥에 가도 좋고 죽어도 좋습니다.”라고 장담한 사람이었다. 그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할 때 주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똑바로 바라보셨다.

 

그제서야 베드로는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나를 세 번 모른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떠올라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자기를 바라보는 예수님의 연민 어린 눈길에서 자신의 약함과 잘못과 진실치 못함을 깨우친 것이다.

 

이처럼 베드로는 인간적인 약점이 많았고, 그로 인해 실수와 실패를 수없이 경험한 제자였다. 그러나 그는 적어도 그러한 자신을 감추거나 포장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며 주님을 끝까지 따르고자 하였다. 그런 베드로의 인간적인 모습을 예수님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허용하며 그 모습을 통해 그를 변화시키고 성숙시켜가며 “나는 그대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마16:19)”고 선언하셨다.

 

예수님의 부활 후 갈릴리 바닷가에서 재 신임과 사명 다짐을 할 때에도 앞으로 요한은 어떻게 되겠느냐며 비교의식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오순절 성령강림을 경험하고 나서는 로마 정부나, 유대교의 교권 주의자들에게 당차게 대항했고 한번 설교에 3,000명이 회개하고 변화되는 영성과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순교하는 영광까지 누렸다. 내 모습 이대로, 너무나 인간적인 것이 곧 너무나 신앙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갈릴리 해변에서 산 고기를 잡아 죽이던 어부가 죽은 생명을 만나 살리는 구원사역의 지도자가 되었고, 지금도 로마에 가면 베드로 대 성당을 통해 우리에게까지 그 이름을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장병율/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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